"한국 마라톤이 침체기에서 벗어났다는 것 보여드리고 싶어"
'한국 남자 마라톤의 희망' 박민호 |
박민호는 아직 케냐 출신 '귀화 마라토너' 오주한이 자신보다 한 수 위라는 걸 인정한다.
하지만 격차를 많이 좁혔고 "내년에는 오주한을 넘어설 수 있다"는 자신감도 얻었다.
이번 대회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 평가전을 겸했다.
대한육상연맹은 대표 선발대회 참가 선수 중 종목별 1위 선수를 '우선 선발자'로 뽑고, 국제경쟁력을 고려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나설 대표 선수를 선발한다.
절차에 따라 경기력향상위원회의 결정이 남았지만, 박민호는 오주한과 함께 올해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가능성이 크다.
2019년 처음 마라톤 풀코스에 도전한 박민호는 기록을 빠르게 단축해나가고 있다.
이날도 종전 2시간13분43초의 개인 최고 기록을 2분이나 줄였다.
박민호의 꿈은 더 크다.
그는 "사실 오늘 기록에 만족하지 못한다. 2시간10분 안에 들어오는 게 목표였다"며 "레이스 중반까지는 2시간9분대 기록도 가능한 속도였는데 순위 싸움을 하다가 기록이 떨어졌다"고 아쉬워했다.
하지만, 귀화 전 최고 2시간05분13초, 귀화 뒤 2시간08분21초의 기록을 작성한 오주한과 격차를 좁힌 건 의미 있는 일이다.
인터뷰하는 박민호 |
'젊음'은 박민호가 내밀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다.
그는 "나는 아직 젊고 기록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며 "나는 올라갈 일만 남았다. 아시안게임 안에서 입상하는 게 단기 목표"라고 밝혔다.
42.195㎞의 긴 거리를 달리는 선수답게, 멀리 내다볼 줄도 안다.
박민호는 "마라톤은 오랜 시간을 뛰는 스포츠다. 현재 일본 선수들이 2시간06분, 2시간05분대 기록을 내고 있지만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른다. 도전해보겠다"며 "한국 마라톤이 침체기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도 크다. 오늘 기록에 만족하지 않고, 매년 성장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오주한의 '국내 경쟁자'로 떠오른 박민호는 아직 오주한의 등을 보고 달리고 있지만 조금 더 속도를 내면, 그의 바람처럼 한국 남자 마라톤도 침체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