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사람, 故 노은숙 언니를 떠나보내며
글쓴이 : 권오정 (211.♡.197.28)
      조회 : 1,171회       작성일 : 2019-11-25 16:46  

천상에서 피어야 할 꽃이 진흙투성이 세상에 내려왔건만, 온 마음을 다해 자기가 뜻한 바를 이루고자 노력하고 또 노력하는 그 모습이 어여쁘고 가엾었던 신께서 이제 되었다, 하시었나 봅니다. 불꽃같았던 열정을 거두고 그렇게 언니는 내 곁을 떠났습니다.

5년이라는 길지만 길다 할 수 없는 그 수 많은 시간을 함께 땀 흘리고 격려해주며 말로 표현하지 못 할 만큼의 큰 힘이 되어준 그 사람.

저는 그렇게 기억하고 싶었는지 모릅니다.

사실 그렇게 갑자기 떠나버린 언니를 계속 생각하고 붙잡으려 하니 막상 제 생활이 엉망진창 되기 직전이더라구요. 세 아이의 엄마이자 한 가장의 아내로서의 일도 버거운 마당에 떠나버린 이를 계속 붙잡고 떨쳐내지 못 한다는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아마 모를 겁니다.

정신과 상담을 받을 정도로 내 자신이 너무 병들어 버렸고,

아이들도 피폐해진 엄마의 모습을 보며 두려운 얼굴로 불안한 하루를 겨우 보내고 있습니다. 혹시라도 내가 갑자기 무너져 다른 마음을 품지 않을까 하고 말이죠.

 

오랜 시간을 함께 한 후에 나누고 싶었던 많은 이야기들은 아직 시작도 못했건만, 서로에게 허락된 시간이 무심히도 짧았음이 새삼 아프고 또 아픕니다. 이 아픈 이별 앞에서 무슨 말로 당신을 위로할 수 있으며, 또한 남겨진 나에게 위로할 수 있을지 알지 못합니다. 다만, 이 가눌 길 없는 슬픔이 가시는 걸음에 짐이 되어선 안되겠기에, 지금은 잠시 접어두려 합니다.
이곳의 무겁고 아팠던 모든 것들은 훌훌 벗어버리시고, 좋았던 기억과 따뜻한 온기와 아름다운 마음만을 품고 가십시오.

저도 당분간 마음의 안정만을 생각하려 합니다.

떠나신 분의 그리움과 추억도 잠시 잊고 저만 바라보는 가족들을 위해서라도 굳건히 무너지고 있는 자신을 일으켜 세우려고 노력하겠습니다.

 

제주마라톤클럽 회원 여러분들이 걱정도 해 주시고 신경도 써주니 정말 감사합니다.

언제가 될는지 모르겠지만 반드시 무너진 마음을 추스르고 또 일으켜서 다음에 만날때는 웃으며 만납시다. 정말 감사하고 모두들 건강 챙기시며 운동하세요~!

 

20191125일 이은정 올림

 

 

 



최광식 19-11-25 17:52
 59.♡.18.54 답변  
은정님, 마음고생 많으셨다는거 알고 있습니다. 따로 어떻게 위로 드릴 수 없음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추스리시고 자신의 삶에 매진 하신다니 반갑고 다행입니다. 은정님이 예전과 같이 활기차게 주로를 달리는 모습을  은숙님도 바라고 기대할 것입니다. 아마도 "힘"하고 외처주실 것입니다. 빠른 시일 안에 주로에서 뵐 수 있기 기대합니다. 은정님 핫팅입니다.
송문희 19-11-26 13:26
 211.♡.233.129 답변  
놀라던 그날을 생각나게 하는군요. 마른 하늘에 벼락이 치던 그 순간, 감동의 글로 눈물을 흘리게 하는군요.
힘 내십시요.
그리고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했잖습니까? 슬픔을 잊고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해 봅시다.
사랑했던 언니도 은정씨가 힘차게 살아가는 모습을 그리워할 껍니다.
'2살, 5살,8살, 11살 어린애들을 놔두고 하늘나라로 가버린 남자가 있었죠. 33살의 나이로 혼자 떠나버리면 어떻게 하느냐고, 어린애들은 누가 키우느냐고 땅을 치며 통곡하던 여인이 있었죠.
주위의 모든 분들은 그 여인을 볼때마다 '살암시믄 살아진다' '죽은 사람은 죽은 사람이고, 산 사람은 살아야 한다' 그 말 밖에 할 수 없었죠. 
주위에 있는 그분들의 안타까움도 표현할수 없게 큰 아픔이었겠죠.
54년이 지난 지금, 그때 가족들은 모두가 행복하게 잘 살고 있습니다.
절망과 아픔을 잊고 살아가는게 고인에게도 위안이 될 겁니다.  힘 내십시요.
수목원 주로에서 힘차게 달리는 모습 기대합니다.
양익준 19-11-26 14:09
 39.♡.19.135 답변  
늘 감사하고 고마웠습니다.
5년 이라는  세월 동안 함께 뛰고 이야기 하며 잊쳐지지 않을거라
생각합니다.늘 누나가 있었기에 은숙이 누나도 행복 했을 거라
생각하며 이제는 웃으면 함께 뛰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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