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마클』은 『미라클(miracle)』입니다
글쓴이 : 이동호 ()
      조회 : 535회       작성일 : 2003-06-09 20:19  
.▣『제마클』은 『미라클(miracle)』입니다
“제8회 제주 마라톤 축제”에 대한 「제마클」 잔치를 치르면서 느낀
감정의 일단을 조심스럽게 풀어본다.
올해 들어 가끔씩 다른 운동모임의 간부들을 만나서 그 모임의 운영
실태를 들어보곤 하는데 내가 생각하기에 영 형편없어 보인다.
회비 미납에 따른 갈등, 참여 의식의 저조 등의 여러 문제가 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서로 방관자적 입장에서 모임의 일을 안 맡으려하고 자기에게
조금이라도 불리한 경우 양보 없이 자기 주장만 한다는 것이다.
거기에 비해 우리 「제마클」은 어떤가?
「제마클」은 강제적인 모임도 아니요, 학교 동문들의 모임도 아니요,
이해 타산적인 목적을 가진 모임도 아니다.
단지 달리기라는 공약수 하나만으로 뭉쳐진 모임이다.
창립 2년도 안된 신생 모임이다.
이러한 모임이 이번 행사를 치르는 과정을 보면 참으로 경이적이다.
서로 맡은바 일을 하면서 생색내지 않는 자기 희생적인 모습 그리고
얼굴엔 일하는 즐거움이 역력히 드러나는 그런 모습을 보면 「제마클」
회원들의 심성이 너무도 곱고 너무도 인간적이고 너무도 순수하다.
잔치 전날, 시설물을 설치하는 회원들의 얼굴에서 대견함을 느꼈고
잔칫날, 국수도 떨어지고 삶은 고기도 떨어지고 막걸리도 떨어지고!
회원들과 손님들이 얼마나 맛있게 많이 먹었으면 음식이 모자랄까?
하는 생각에 기쁜 마음이 온몸에 가득하고,
뙤약볕 속에 아직 도착하지 않은 남편, 아빠를 기다리며 가슴 졸이는
식구를 보며 가족애를 느꼈다,
풀코스를 뛴 회원들이 골인할 때 이름을 연호하고 박수치고 응원하는
모습에 울컥 눈물이 솟구치고, 텐트에서 손님을 맞이하는 여성 회원들의
분주한 몸놀림에 가슴은 뭉클해진다.
손님이 다 가고 우리 회원만 남은 뒤풀이 자리. 고기를 구어 먹으며
이런 얘기 저런 얘기 나누며 박장 대소하는 모습을 보니 회원들간의
끈끈한 우정이 모락모락 피어남이 느껴지고,
잔치 다음날, 홈페이지를 보니 국수를 먹고 간 외부 손님들의 고맙다는
글이 계속 올라오는 것을 보고 손님 대접은 잘했구나 하는 뿌듯한
자긍심이 생기고, 회원들간에 서로 고생했다고 덕담을 주고받는 글들을
읽어보니 이제 우리는 한 식구임을 새삼 느낀다.
현장 스케치 사진을 보니 어제의 즐거운 마음이 아직도 가슴에 가득하다.
이번 잔치를 통해 「제마클」에 대한 사랑과 자랑스러움이 더욱더
두터워짐을 온몸으로 느껴본다.
이래서 『제마클』은 『미라클(miracle)』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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