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와 한판 승부
글쓴이 : 강두전 ()
      조회 : 412회       작성일 : 2003-06-09 17:42  
대회에 참가한다는 설레임 때문일까, 며칠 전부터 잠을 이루지 못했다.
일찍 잠자리에 들었지만 이런 생각 저런 생각 잠을 이루지 못한다. 몇 번
잠에서 깨니 벌써 새벽 5시다. 기상!
간단히 밥을 먹고, 꿀 한 숟가락을 먹었다. 어제 부터 시간이 날 때 마다
물을 마셨기 때문에 아침에는 많이 마시지 않았다. 밖을 보니 벌써 햇빛은
쨍쨍이다. 비가 올 것이라는 말은 물 건너 간 듯하다. 출발하기 전에 종아
리 스트레칭과 맨쇼레담을 바르고 맛사지를 했다.
막내를 장인 어른댁에 맡기고, 집사람과 운동장으로 향한다. 운동장에는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직장 동료들을 만나고,
친구들을 만나고, 클럽 회원들을 만났다. 클럽 회원들과 기념 사진을 찍고
화이팅을 외친다. 간단하게 음악에 맞춰 스트레칭을 한다. 넓은 운동장이
사람들로 꽉 찼다.
09: 00. 드디어 출발이다. 하프는 처음이라 긴장이 된다. 오버 페이스를
하지 말자고 다짐 또 다짐하지만 발은 점점 빨라지는 것 같다. 2KM 표지
판, 10분 40초 이크 큰일이다. 역시 너무 빠른 것 같아 의도적으로 천천히
달린다. 그런데 날씨가 심상치 않다. 지금까지 이런 더위에서 뛰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점점 힘이 들기 시작한다. 뛰면서 서울에서 오신 포테이토님
을 만났고, 그 분은 나를 몰랐겠지만, *^^* 부산에서 오신 오동통님을 만났
다. 오동통님과는 몇 마디 주고받으면서 같이 뛰었다. 달리는 의사들과 이
경두 원장님도 보았지만 초보라 고수에게 감히 말을 붙이지 못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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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환점까지는 이럭저럭 뛰었지만 너무 힘들다. 맞바람을 맞으면 뛴다. 갈
때는 내리막 올 때는 거의가 오르막이다. 언덕 훈련을 많이 하지 않은 것
이 금방 드러난다. 5KM가 남은 지점까지에서도 2시간 이내에 완주할 수 있
을 것 같았지만, 역시 달리기는 들어와 봐야 아는 것이었다. 3KM를 남기고
퍼지고 말았다. 계속 오르막, 보기만 해도 지겹다. 급수대 마다에서 물을
마시기는 했지만 경험 부족으로 너무 조금씩 마신 것 같다. 마지막 급수대
를 지나니 목이 말라 도저히 뛰지를 못하겠다. 마침 응원하는 사람 중에 물
을 지닌 분이 있어서 염치 불구하고 물을 청한다. 이제 운동장이 보이기 시
작한다. 아마 혼자 였음 포기했을 것이다. 회원들의 격려로 동반주를 하며
마지막 힘을 내본다. 골인. 10KM를 완주한 옆지기가 기다리다 맞이해준다.
큰애와 둘째애도 와 있다. 큰처남과 아주머니도 완주했단다. 다같이 기념
사진을 찍는다. 너무 머리가 어질어질하다. 간단히 뛰고 그늘진 곳에서 쉰
다. 물을 얼마나 마셨는지 모르겠다. 삼다수 4병은 마신 것 같다. 맨 살은
온통 소금끼 투성이다.
클럽에서 준비한 국수와 막걸리를 마시고 목욕하고 병원에 잠깐 들렸다가
운동장에서 회원들과 함께한 뒷풀이는 너무 좋았다. 뛰지도 않고 묵묵히 회
원 뒷바라지를 하신 몇몇 회원님들 너무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회원님들과 헤어져 귀가. 한숨자고 이 글을 쓰고 있다. 어디 특별하게 아
픈 곳은 없다. 처음 하프에 2시간 이내에 들어 오고 싶었지만 오늘은 과욕
이었던 것 같다. 계속 즐달하기 위해서 포기하는 지혜를 배운 날로 기억하
고 싶다.

1) 5KM-25'51"
2) 10KM-30'48"/56'40"
3) 골인-2시간 01분 20초(예상 입니다.)

이제야 가입한 초보가 어설픈 대회 참가기를 올려 봅니다. **^**
여러 회원님들이 경기에 참가했던 경험들을 글로 올려 주시면 신입 회원들
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연습 방법이라 든가 경기에 참가할 때
의 준비물, 페이스 조절 방법 등등 소개해 주시면 많은 도움이 될 것 입니
다.

이번 마라톤이 축제가 될 수 있도록 준비에 많은 신경을 쓰신 회원님들께
심심한 감사를 보냅니다. 며칠 푹~~~~~~~~~욱 쉬시고 다시 건강한 모습으
로 뵙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늘 행복하시고 오늘도 즐거운 오후 보
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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